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쌍용자동차 파업사태를 지켜보며 선명하게 기억나는 한 장면이 있었다. 학교에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쌍용자동차 다니는 부모님이 있는지 조사했다던 모습, 그리고 그 질문 하나가 아이들에게 상처로 남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그것이다. < 안녕 히어로 >의 현우도 그런 아이들 중의 하나다.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아빠와 함께 기록하는 ‘생활기록부’에 아빠의 직업은 해고자, 혹은 사회운동가, 혹은 노동운동가이지만 현우는 그 무엇으로도 쓰고 싶지 않다.
2009년 쌍용자동차 대규모 정리해고의 투쟁 한가운데 노동자들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. 그 곁에는 함께 투쟁에 동참했던 가족들이 있었고, 철없는 웃음으로 함께 주먹을 쥐었던 그들의 아이들이 있었다. 아홉 살 아빠의 해고부터 열여섯 살 아빠가 복직되기까지 7년의 시간을 지켜본 현우에는 여전히 이 투쟁은 이해되지 않은 것들 투성이다. 그러나 그 긴 시간의 경험을 함께한 현우는 이제 아빠의 마음을 서서히 이해하기 시작한다. 어쩌면 이 영화는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당연하게 행동에 옮겼던 나의 영웅 아빠에게 써내려 간 7년간의 일기다.
우린 이젠 너무나 익숙해져서 무뎌저버린 그 현장에 해고자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들이 있다는 사실을 쉽게 잊어버린 건 아니었을까. 정리해고와 파업의 후유증이 그대로 가족들에게 계속되고 있음을, 아이들에게 상처로 남게 되리라는 것을 충분히 공감하지 못한 채 해고노동자만을 바라봤던 건 아니었을까. 현우의 물음 하나하나에 우린 어떤 답을 해줄 수 있을까.
- 제8회 DMZ국제다큐영화제, 이현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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